며칠 전에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한 입시 강사님의 강의를 보게되었다.

'자신이 왜 항상 뒤쳐지는지 알려주는 영상'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서울대 출신의 강사님이 자신이 중학교에서 꼴찌하다가 고등학교 가서 역전한 선배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었다.

 

 대학 졸업한지가 이미 2년이 가까워 지는 나에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다가도 요즘은 입시보다는 성공마인드가 궁금해서 그런 영상이 있으면 종종 보곤하는데 거기서 나는 나의 많은 것을 되돌아 본거같다.

 서울대 가는 비법이 뭘까? 비법 공개 전에 그 강사님은 절대로 고등학교 시절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누누히 강조 했다.

그래서 무용담 좀 알려주세요.라는 이야기에 자신은 그때 생각을 하면 정신병이 걸릴거 같다고 상상도하기 싫다고 했다. 

 장담컨데 자신보다 공부를 열심히 했던 사람은 없을거라는 이야기를 하며 듣는 모든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체 얼마나 했길래?? 비법이 뭐길래?? 하지만, 공신같은 사람들이 누누히 하는 그런 이야기겠지?하고 한편으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야자 시간 4시간 수면은 하루 무조건 7시간 반"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살짝 인상을 찡그리게 되었다.

현장에 잇던 친구들도 나와 같은 반응이었겠지? 잠시 끌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 강사님의 강력하고 리드미컬한 화법에 차마 끌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는 끄지 않은것을 지금에서야 매우 잘한일이라고 생각한다.


 강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3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그렇게 공부했어.

3년동안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살았었다고 재수 삼수까지 하면서 똑같이 살았다고 착각하며 살아온 내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감동도 없었고 시시함도 느끼지 못했고 짜증도 놀람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지해질 수록 매일 그렇게 공부했다는게 어떤건지 인지되기 시작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오차없이 똑같은 삶.

 학기중엔 야자 4시간 집가서 잠자는 7시간 반

방학땐 9시부터 7시까지 그리고 집에가서 또 7시간 반 수면

 친구?, 없는 존재이고 빨간날?,없는 날인 그 똑같은 삶을 3년을 살았단다.


 나의 재주 삼수를 돌이켜봤을때, 똑같이 나도 모르게 힘들어서 눈물이 주룩 났고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곰허함에 미쳐버리는 짓을 했는데 왜 우리는 다른 결과를 가진 것일까.

 애초에, 똑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걸 그리 늦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나랑 완전히 달랐다. 나는 [이정도 했으면 좀 쉬자]를 맹신하는 학생이었고, 그 강사님은 "안해" 라고 가방을 싸지만 여기서 나가버리면 [내일부터 다시는 이자리로 돌아오지 않을거 같아 자리에 앉는] 학생이었다.

 우리는 닮은 구석이라곤 학생이었다는 점 뿐이다.


 아, 정말로 후회없이 살았다고 생각했다. 후회해도 그 당시에 내가 느낀 마음의 짐은 더이상 떠올리기 싫을 만큼 고통스러웠고 그걸 싸워 이겨내기 위해 흘려 보낸 눈물을 안아 있는 그대로의 내가 그려낼 삶을 응원하려고 했다. 모든걸 안아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 시절에 대한 아쉬움이 피어 올랐다.

 후회가 피어올랐다. 솔직히 나도 안다. 엉덩이를 붙여서 매일 똑같은 하루들을 보내려고 내가 애썼다는걸, 그런데 정신병이 올게 두려워서 정말 조금이라도 더 있다간 소리라도 지르면서 책상을 쾅쾅 처버릴거 같아서 문밖으로 나갔다는걸 나는 잘 안다. 그런데도 뭔가 아쉽다고 느꼈다.


 입시시절의 아쉬움은 짧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의 나는 어떤가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여전히 나는 [지속]에 있어 얼마나 약한 사람인가를 내가 묻고 있었던 것이다.

 

 원하는 능력을 위해 매일 똑같은 시간을 똑같은 삶의 순으로 살아가 얻어내 봤는가 그렇게 잘 지속하고 있는가.

그렇게 작심삼일이란 단어를 싫어 했으면서 여전히 [지속]에 검은 때가 잔뜩끼어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나를 만나니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프리라이팅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이 글을 쓰고 있는거같다.


 정말 재밌는건 그와 동시에 기쁘기도 했다.

왜냐면 나는 나아갈 방향을 찾았기 때문이다. 인생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스트레스받고 나에게 너 잘 지내고 있니라는 성찰의 시간을 보내게 했지만 [지속]에 대한 이해로 내가 개선해야할 방향을 알게 되기도 했다.

 

 3p바인더를 활용하면 주간게획표에 하이라이트를 비추며 가는 자동차 하나가 있다.

 전체를 내다보고 바로 앞에있는 도로를 보며 차를 몰아라는 의미이다.

 

 산악인 엄홍길씨도 고산을 오를 때 첫날에만 목표 꼭대기를 올려다 보고 그 뒤부터는 발앞의 거리만 보면서 전진한다고 한다.

그런게 무리없이 끝까지 정상을 정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두 이야기는 내 주변에 항상 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바로 생각날 만큼 내게 인상깊고 오래새겨두는 말들이다.

그런데도 그 강사님으로 부터 나온 1000일의 지속을 들었을때 두가지 이야기가 다시금 새롭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지속]은 정말 나에게 필요한 덕목이다.

 그 짧은 강의가 내가 어떤 행위를 지속해야할지 반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그 누구보다 나한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한다고 시작하는 일들은 그냥 그 시간에 똑같이 시작하라. 완성이 되기 전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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