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주)한화 홈페이지>

 

 

불꽃놀이에 관련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창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할 때

아무래도 한화말고는 디테일한 정보를 얻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때 프린트해서 내가 보려고 저장한 사진인데 내 스토리를 담느라 이 사진을 활용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크다.

 

전반적인 흐름이 잘 나와있어서 봐도 봐도 좋은거 같다.

 

모든 과정에 한번 씩 견학 하며 배우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다 :-)

프로그램과정은 정말 매력적인거 같다 ;-)

 나는 불꽃놀이가 참 좋다.

 예전엔 보는 걸 참 좋아했다. 설렘이 있어서 참 좋아했다.

 축제라는 이름이 재밌는 일이 있을거 같은 기대감을 줬고 행사장에서 불꽃이 터지면 하늘에 별이 박히는거 같아 아름다워 좋아했다.

 

 그런데 그게 나에서 타인으로 까지 확장되는 순간, 내 행복보다 타인의 행복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 정말로 사랑하게 됐다.


 또 처음엔 그 마음이 나만 그런 줄 알았다. 그러다 그게 또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진심을 이해한 순간, 이 일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마음으로 이 일을 사랑하는 구나를 깨닫고 존경을 하게 됐다.


 현장에 다니며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던지 어떤 목적이던 아르바이트로 오게된 친구들을 만나며 불꽃놀이를 준비하는 입장에 놓이는 사람은 누구나 이 일을 사랑하게 되는구나를 느꼈다. 그리고 '사람'이 참 귀하다는걸 경험으로 배웠다.

 

 그 아르바이트 중에 하나가 나라는 점도 꼭 기록에 남기고 싶다.


 내가 작년 여름과 가을에 걸쳐 총 3번 대한민국 대형 축제를 다니며 느낀 점이 있다면  "불꽃놀이 최고야, 재밌어 짱-" 이다. :-) 


 정말로 행사 기간 내내 일이 재밌어서 고도의 집중력을 가진것은 되게 오랜만이었다. 

재밌는 건 집중력이 높아져서 그런진 몰라도 아픈게 사라지는 일들이 자주 있었다.


 작년 현장에선 일을 하고 있으면 비가 꼭 왔다. 행사 세번 내내 비를 맞으며 작업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포항에선 제법 많이 자주 왔었고 서울에선 첫 날 부산에선 둘 쨋날 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현장에선 화재위험을 대비해 항상 물가 그리고 흙이 필수로 있는데 비가 오고 나면 신발은 흙이랑 물이랑 섞여서 엄청나게 오염이 된다.

 솔직히 나도 작업화를 구해서 신고 싶었지만 너무 유난처럼 보일까봐 신고 버릴 신발 아니면 오염이 덜 티나는 신발, 곧 빨아버릴 신발로 준비해서 현장에 갔던거 같다.

 나는 엄연히 통역으로 간 아르바이트지만, 나에겐 매 순간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다짐으로 간 곳이여서 하나라도 더 현장일을 배우고 싶었고 하나라도 더 보고 싶었다. 그래서 화장실이나 담배피는 곳을 제외한 어느곳이든 졸졸졸 따라다니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손에 꼭 !! 무조건 쥐고 내가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니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땐 내 손과 발도 누구 못지않게 흙칠이 되어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싫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꼬질꼬질한 신발을 신고 백팩에 현장에서 쓸 모자와 팔토시까지 챙겨서 전철 과 버스를 타고 현장으로 이동할땐 진짜 세상 신났다.

  사람들이 내 주위로 지나가면 "옥 +_+ 이 사람들이 축제날 와서 행복을 찾아갈 사람들 :-) 꺄흐흐 열심히 해야지 힘이 막 솓는구만-!" 하는 말이 절로 나왔고 비몽 사몽 정신없던 아침잠도 순식간에 날아가버린다. 

 음악을 들으면 참 행복하고 현장으로 가는 시간동안의 잔잔한 클래식은 정말 명상에 큰 도움을 주었다. 또 나는 현장에 가서 불꽃을 준비하는 데, 이 사람들은 자기 위치에서 나처럼 이렇게 신나게 일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사람들의 표정도 하나하나 놓칠 수 없었다. 

 조금 지치기도 하고 조금 다양하기도 한 사람들 곁에서 설레는 에너지를 품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그 길은 진짜 재밌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또 높은 빌딩이 넘치는 여의도에서 등산바지에 등산모자에 팔토시까지 착용한 내가 정장무리들 틈 사이로 슉슉 지나는 그 길은 아무도 날 보지 않지만 혼자 연예인이 된거 같은 착각도 들게 했다. 굉장히 재밌었다.   


 서울에서 행사 준비를 하던 때의 일인데, 서울에서 영화작업을 하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동시간때문에 마치고 씻고 할 시간이 없어서 무리해서 만날 약속을 잡고 현장에서 일한 그대로 옷을 입고 친구를 만나러 간 적이 있었다.

 나를 부끄러워 말아달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그 길, 배가 너무 고파서 젤리를 하나 사먹었다.


 어디었는지 자세히 기억은 안나는데 우리가 이동한 곳은 건대였다.

 

 쌀국수를 기가막히게 좋아하는 내가 친구와 함께 미분당이라는 유명 맞집을 찾아가는데 이상하게 점점 두통이 몰려오고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배가 너무 고파서 이런줄 알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쌀국수를 받아 입에 넣었다. 속이 편해져야하는데 아예 음식을 거부하는 이 느낌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정말 몇번이나 사과를 하고 근처 약국으로 가 약을 사고 친구를 급히 집에 보냈다. 전철을 타고 내려서 십분이상 걸을 자신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나 역시 집으로 이동을 했다.


 너무 긴장을 했던 탓인지, 친구 만나기 전에 먹었던 젤리가 체한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지만 샤워를 하고 속을 비워내고 이불속에 누우니 끙끙 앓기 시작했다.

 그때 어떤 감정에 의한 눈물은 아니었지만, 눈물이 쪼끔났다 ㅋㅋㅋ 

  아픈게 원망스럽고 이 중요한 날에  아파서 푹 자버리다가 현장에 지각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해서 잠도 못자고 이런 복잡한 심정이 뒤섞여서 엄청 괴로워했다.

  사실 이미 전 날도 지각할까봐 거의 눈만 감은 채로 시간을 보내다가 출근을 했었다. 초행길이라 여유 시간을 가지고 일찍 움직여야 하는데 자칫 깊게 잠들어서 못일어 날까봐 너무 걱정스러웠다.

  또 내일도 아프면 대체 일은 어떻게 해야하냐며 , 지금 생각하니 정말 오만 걱정을 하며 이불속에 있었던거 같다. 


 그렇게 아파하며 잠들었던 나에게 거짓말 같이 다음날 아침은 맑고 게운하며 가뿐했다.

 참 다행이라며 아침에 기분 좋게 출근을 준비 했었다. 


 퇴근하고 두통이 오더라도 현장에서 까지 그 아픔이 유지되지 않는 걸 보며 나는 스스로 내가 진짜 이 일을 좋아해서 긴장을 많이 하긴하는데 다 낫는다거나, 이일이 진짜 재밌어서 아픈게 기억이 안난다거나, 이 행사의 규모에 책임감을 느껴서 아픈게 생각이 안난다거나 셋중 하나겠구나 했다. 

 그치만 꿈의 성취에 취한 나는 되도록이면 1번으로 나의 몸상태를 밀어 붙였다.ㅋㅋㅋ


 아무튼 나름 천직이될 일이겠구나를 느끼며 독서모임 분들께서 응원의 전화도 주실땐 정말 사랑받는 존재구나 울컥도 하고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또 불꽃현장에서 내 업무가 통역인지라 나는 한화분들보다는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고 밥먹고 일하는 시간이 월등히 많았다.

 그때 그 친구들로 부터 정말 많은걸 배웠다.

 그중 하나가 그 불꽃놀이를 대하는 마음이었다.


 외국은 가족회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 일에 대해서 물었을때 "이건 우리 가족일이니까 당연히 하는거야" 라는 답도 들었지만 다들 너무나 불꽃을 사랑했다.

그냥 사랑이 우선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다.

 정말로 좋아했고 자기들 화약에 자부심도 있었고 자기들 쇼가 시작되는 순간엔 미친듯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되게 많이 부러웠고 되게 많이 영광이었다.


 나 역시 불꽃을 좋아하지만, 누군가 옆에서 뜨겁게 사랑하는걸 보면 불이 옮겨 붙듯 그렇게 나도 타버린거같다,

 사랑한다고 외쳐서 사랑하는게 아니라 나의 불과 그들의 불이 나눠지면서 활활 피어올랐던거 같다.


 그 불은 진심이고 행사기간 내내 사람들에게 잘 전해 지길 바랐던거 같다. 

 우리야 엄청나게 많은 수고를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런거 까지 알아달라고 어떻게 강요하겠는가, 그래도 이왕이면 정말로 행복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던거 같다. 그리고 그 진심과 수고가 보상받듯이 쇼가 끝나면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처음 그 박수갈채를 듣던 때는 눈물이 나는걸 억지로 틀어 막느라 고생했다. 심장이 벅차올랐고 누가 귀에대고 "너네 진짜 수고많이 했다" 라고 말해주는 기분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종종했는데 다들 그렇게 느끼신다고 해서 엄청 동질감이 형성되었다.


 한 번은 내가 정말 존경하는 어른을 마주 뵐 기회가 있어서 그때 이 감정을 소상히 말씀 드렸더니, 불꽃하는 분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그 힘으로 이 일을 이어 나가시는거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조금 자리가 어렵기도 해서 더 많은 말씀을 드릴 순 없었지만, 진심으로 나는 모두가 부러웠다.

 그 부러움의 감정을 박수갈채를, 나를 감동에 빠지게한 각 팀의 불꽃을 잊을 수가 없다.



 불꽃놀이는 정말 아름답다. 불꽃을 본 사람들은 그걸 인정한다.

 또 누군가는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조금 속상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속상함을 느낀다는 건, 내가 그 일이 완성되기까지 들이는 정성을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모든것이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는것이 진리지만, 그래도 불꽃놀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아마 오늘도, 내일도 관객을 생각하며 현장에서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며 일을 할것이다. 

 작년에 나도 그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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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불꽃놀이란


"내일은 하고싶은 목표가 생겨서 짠하고 열심히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 좋겠다"

를 담당했었고,


"진짜 기분 좋다 너무 이뻐"

의 역할을 해주며 동심의 세계로 손을 잡아 끌어주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 불꽃놀이는 

나에게 

"니가 그 동심을 만들어봐"

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안내자가 되었다.




평생 내게 잊을 수 없는 어른들의 동심을 불꽃놀이가 다시 보여준 것이다.



예술로 행복을 주자 라는게 내 인생 중심인데

그 행복의 과정에 불꽃놀이가 있어서 내가 얼마나 행복인가.



나에게 예술은 사소한것부터 진짜 예술까지다.

한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도미노 역할만 해도 예술인것이다.



이건,

사람이 태어나 살아가는거 자체만으로도 예술이란 뜻이다.





나는 불꽃놀이가 좋다.

이제는 헤어나올 수 없다.

저 쇼가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연출에 임하길 스스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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