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대한민국 올해 키워드 중 이런 단어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결정장애'


사전적의미:

[결정장애] 일정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 정도가 심한 것.


언제 이 단어가 등장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어느순간부터 우리에게 깊게 뿌리 박힌 단어가 되었다.

언어는 한나라의 문화를 드러낸다는 걸 여과없이 보여주는 사례같다.

 이 단어는 우리내 삶 곳곳으로 스며 들어와 이 현상을 설명할 대체 단어 따위는 없게 만들었다.


 요즘도 간간히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한창 유행어처럼 붐이 일었던 그 때 만큼 이 단어의 사용 빈도는 높지않다.

다만, 아직도 우리 삶에 남아있다.

남에게 이게 좋을까? 저게 더 좋을까?를 묻는, [고민]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아직 결정을 고민한다. 

 어떤 선택이 더 좋을지/ 그나마 덜 안좋을지 등등의 실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나 역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종종있다.

예를 들면 이것도 맛있겠고 저것도 맛있겠고 아 - 나는 어느 하나 골라 내지 못해서 같이 먹기로 한 사람에게 너는 뭐가 먹고 싶어? 라고 대충 책임을 전가해 버리는 경우말이다.

 정말로 자주 있는 일인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결정을 쉬이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에 대한 고민을 무지하게 한다.

한 참을 고민한 끝내 내가 지금 어렴풋이 잡아가고 있는 이 현상의 문제는 바로 ,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 이다.

 재밌는건 이 완벽을 추구 하는 마음에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는 것이다.

 마인드 맵으로 그리고 싶은 마음인데 몇가지 추려보자면, -실패하기 싫음(두려움) -이왕이면 최고의 선택 -후회하기 싫음등이 있는데 이 모든게 결국은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인거 같다.


 마음적으로 후회하지 않기 위한 완벽,

자라오면서 다양한 후회와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다 보니, 이왕이면 다양한 사람들의 후기를 조합해서 실패 확률을 줄이는게 가성비가 높기 때문.

이런 문제는 좀 더 심오하게 파고 들면 사회현상까지도 짚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참 재밌다. 

 시간대비 완벽한 선택을 한다는건 이왕쓰는 시간이며 이왕쓰는 돈이라는 사람들의 보상심리가 들어가있다. 쓴만큼 최고의 보상을 받고 싶은것이다.

근데 투자대비 효율이 나지 않으면 그 씁쓸한 기분이 후회 - 실망 - 분노로 까지 번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나무라는게 아니라 순리같다. 아무래도 이 사회에선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인간의 삶을 빼놓을 순 없으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힐러들이 다양한 언어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중 몇가지가 고민하는 것 보다 직접 해보길 권한다 던가, 너가 싫다고 한 영화는 나에게 최고의 명작이였고 다른이가 맛이 없다고 한 그 음식은 나에게 퍽이나 잘 맞았다는 글을 서술하거나, 실패해도 괜찮아 - 경험으로 올거야 이다. 세상은 참 여러가지가 얽히고 섥혀있는 곳이다.

 

 이 결정장애 덕분에 '후기'의 인기가 최고로 올랐고 다양한 경제활동을 만들어 내고 있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그런데 솔직히 결정을 고민하는 나는 너무 괴롭다.

결정을 쉬이 내리지 못할 때는 정말로 내가 완벽한 선택이 하고 싶어서인건 알겠는데 이게 나를 너무 지치게 만드는 것이다. 

 남에게 결정권을 넘기는 것도 지루하고 솔직히 내가 조금 더 마음이 가는 쪽이 뻔히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결정을 미루는 행위를 인지하고 나니 스스로가 참 바보같이 느껴진다. 물론 다른이와의 선택에서는 그 사람의 마음/선호를 배려하고자 결정을 넘겨주는 경우도 있다. 그 정도는 예의라 충분히 생각한다.


 왠지모를 안타까움이 나 스스로에게 머물러 있는걸 보고 나는 결정장애를 최대한 없애려고 한다.

 솔직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단번에 결정내리기 혹은 그 중 더 재밌게 느껴지는걸 고르고 대신에 후회하지 않기 라던가 다음에 다른거 택하기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고민할것도 많고 생각해야할 것도 많고 그냥 해야할것도 많은 이 세상에서 다양한 사공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또 다시 결정장애라는 병까지 가져가는건 내 주머니가 너무 꽉 차서 들어갈 곳도 없을거 같다.

 나 역시 그러하지만 선택을 주저하는 누군가가 이 글과 만나게 된다면 나는 한 번 해보고 말지의 마인드와 즐거움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싶다.

좌우당간 내가 해본거랑 상대방이 해본거는 어쩔때는 같고 어쩔때는 다르다는것이다. 그 때가 언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가 즐거울 것에 집중하면 사공들의 정보는 참고자료가 된다. 본문이 아니라. :-) 

 역시 내 인생의 본문은 내가 되야 그 논문이 쓸만 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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