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꿈모닝 글쓰기 주제 나에게 열정이란? 이란 주제를 접했을때 나에게 열정은 간단했다.
[시련이 찾아왔을 때 시련의 크기보다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에 초점이 맞춰진 것]
그런데 오늘 아침 알리바바그룹의 회장 마윈의 강연을 듣고 열정에 대한 생각을 다듬어 보았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아주 재미있는 실패라고 이름 붙이는걸 잊지 않았다.
"저는 아주 중요한 초등학교 시험에 두번 낙제했었습니다. 중학교 시험에도 세번 낙제했죠 대학도 삼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30번 떨어졌어요 경찰에 지원하니 그들이 당신은 아닌거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kFC치킨집도 갔어요 24명이 입사지원해쓴데 23명이 붙고 붙지 못한 1명이 저였습니다. 경찰엔 5명이 지원했는데 4명이 붙었어요. 그 유일한 한명은 역시 저였죠. 하버드도 지원헀습니다. 10번다 거절 당했어요. 저한테 거절은 일상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실패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우린 그렇게 잘나지 않았거든요. 저도 굉장히 좌절했어요...(중략).. 문제는 그 다음에 남에게 불평만 하는가 개선방향을 나에게 맞춰서 변화하는가 입니다."
이 강연을 듣고 이번년도 1월 한 리서치업체에서 잠시 아르바이트 할 때가 떠올랐다.
한 대학에서 지원한 신생업체가 개발한 아이템을 회사별로 연락을 돌려 이 아이템이 자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문지를 안내하고 답변을 받아내야하는 일이었다. 처음엔 뭐그렇게 어려울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갈땐 거의 울상으로 돌아갔다.
한통화를 돌릴때마다 체크를 하는데 4시간동안 내가 전화를 돌린 업체는 100군데가 넘었었다. 그런데 설문지 응답은 단 2개.
100번의 넘는 통화를 돌리는 동안 정말 100개의 방법을 시도해서 설문지에 대한 응답을 요구했던거 같다. 말하는데 자신이 있고 내 이야기를 듣게 만들기 쉬울거라 생각했었는데 사람들은 이게 어떤 의도에 의해 진행되는 일인지 듣더라도 당장 자기의 일이라고 생각되면 그냥 거절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부분이 안녕하세요, -대학 에서 진행하는 리서치 -. 까지만 듣고 됐습니다 하고 끊어버리기 일수였다. 그들을 탓할 순 없었다. 그냥 자기가 담당해야할 일이 되는게 싫었을 것이고, 이런일이 번번히 있어서 어설프게 응했다가 나중에 어떤결과를 불러올지 장담할수없는 일은 피하고 싶었으리라 예측했다. 나같아도 그랬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 말고 다른 분들은 설문진행을 잘 하고 있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그들에게 어떻게 했길래 응답이 나오냐고 물었는데 한결같이 그들은 "그냥 운이 좋았어요" 라고 답했다.
"운이 좋았다" 이 말을 듣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개선사항은 없었다.
사실 그들말이 맞았다. 그들이 전화를 돌렸을 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실무자들이 었고 내가 돌린 업체의 대부분 수신자들은 업무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쉽사리 모르는 나에게 실무자와의 연결을 해주려 하지않았다. 누가 전화를 받느냐는 운이 맞았다. 그래도 너무나 차이가 나서 계속해서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따라하고 변경하면서 전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목소리도 바꿔보고 속도도 바꿔보고 핵심 문장의 위치도 바꿔보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결국 집에갈 땐 2개의 설문지 응답만이 남아있었다. 그것도 좀 중견기업이여서 쥐어짜내서 받았던 기억이난다.
그날 집에 돌아가는길에 느낀 착찹함이 떠오른다. 일에 있어서는 참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무리 해도 남보다 못하는 일도 있다는건 이런거구나도 느꼈고, 중요한건 4시간동안 받은 수많은 [거절]이었다.
내가 이렇게 거절에 약한 사람이었다니...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마주보고 받은 거절도 아니고 그냥 전화상으로 됐습니다. 툭 혹은 바빠요 쾅, 끊긴 전화인데 횟수가 쌓일수록 알수없는 우울함이 번졌다. 내가 진짜 직업으로 삼은 일도 아닌데 뭘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느냐 가볍게 여겨라 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것과는 다른, 거절에 대한 내 마음의 부끄러움이었다.
4시간 내내 거절만 당하는 경험을 처음 해봤더니 '거절'을 당하는일에 내가 참 익숙하지 않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부끄러웠고 속상했고 그랬다.
거절도 근육이 있어 100번의 거절로 단단해진건지, 집에 오는 내내 거절에 익숙치 않은 내 모습이 충격이라 음악을 들으며 나를 달랬던게 좀 효과가 있었던건지 몰라도 그날 저녁 더이상 안나오셔도 될거같다는 거절에 충격받지않고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거절을 전하는 그분은 내게 너무나 미안해했다. 일을 임할때 보였던 내 모습을 높이 사주신거 같았다. 아무리 자신의 대표를 설득해도 잘 되지 않더라는 말을 해주는 모습에 괜히 내가 미안할 지경이었다.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전화를 끊는데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었다.
마윈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야 그때 내가 왜 전혀 아쉽지도 화도 안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열정적으로 100번이 넘는 기회동안 내가 잘못한게 뭔지 내가 너무 일에 지친 사람들에게 공격적이였던건 아닌지, 나라면 어떤 느낌으로 왔을지 등등 끊임없이 방법을 찾기위해 애를 쓰고 변화를 시도했었기에 노력에 비례하는 성과가 없어도 미련이 없었던거 같다.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열정에 대해 한가지 이야기 해보자면 [열정적이게 다 쏟고 나면 후회가 없다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우리가 경험으로 느끼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배우기도했으니 말이다.
나는 열정이란 시련이 찾아왔을 때 시련의 크기보다 해결하고자 하는데 마음의 초점이 맞춰져 행동하는걸 열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 리서치 알바도 후회가 없었고 마윈의 이야기에도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열정이 가지고 있는 뜻을 다양하게 갖고 있을 지언정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미지는 공통적으로 뭔가 갖고 있는거 같다. 뜨겁게 타오르는것, 어떤일을 하게 될때 쏟아내는 인간의 에너지라던가 그런것들 말이다. 그리고 세상이 이런 열정을 청춘들에게 당연히 갖춰야할 덕목이라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다. 우리 모두는 다 같은 하트를 그려 낼 수 없는 것처럼 각자가 가진 열정의 외형적 크기나 그 열정이 가진 에너지의 크기도 너무나 천차만별이다. 몇도의 뜨거움부터 열정이라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 나는 그 리서치 알바를 떠날때 스스로 후회없이 깔끔히 떠날 수 있었지만, 대표의 입장에선 조금 더 시도하지 못한 열정적이지 못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나는 그 사건속에서 열정적인 사람이었을까 아니었을까?
그 물음의 답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다행이다. 내가 어느 곳에 있던 나는 시련이 찾아왔을때 그 시련이 얼마나 큰지 보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더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이다.